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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넷째 주일 예배 대표기도문(사순절)

 

3월 넷째 주일 예배 대표기도문

거룩하시고 전능하신 하나님 아버지,
영원 전부터 영원까지 스스로 계시며, 만물을 말씀으로 붙드시고, 한 치의 오차 없이 계절과 시간을 다스리시는 주님의 통치를 찬양합니다. 겨울의 긴 숨결이 물러가고 봄이 조용히 대지를 적실 때, 씨앗이 흙 속에서 스스로를 낮추어 썩어질 때에야 새 생명이 돋아나듯, 주께서도 우리를 낮추시고 비우시며 새롭게 하심을 믿습니다. 오늘 3월 넷째 주일, 사순절의 길 한가운데서 저희를 예배의 자리로 부르셨사오니, 우리의 모임을 거룩히 하시고 오직 주님만 높임 받으소서.

주님, 사순절은 달력의 표시가 아니라 영혼의 길임을 고백합니다. 주께서 예루살렘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걸으셨던 그 길, 모욕과 침뱉음과 채찍, 끝내는 골고다의 나무에 이르기까지 사랑으로 걸으신 그 길 앞에서, 우리의 마음이 가벼운 신앙으로 머물지 않게 하옵소서. 십자가를 바라볼 때마다,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 은혜가 얼마나 깊은지, 그리스도의 순종이 얼마나 완전한지 깨닫게 하시고, 값없이 주신 구원이 우리를 값싼 삶으로 이끄는 일이 없게 하옵소서.

그러나 하나님, 주의 빛 앞에 서면 저희의 속사람이 드러납니다. 지난 한 주간도 우리는 주님의 고난을 묵상한다 하면서도 자기 욕망을 놓지 못했고, 기도한다고 하면서도 염려를 더 사랑했으며, 말씀을 안다고 하면서도 순종 앞에서는 머뭇거렸습니다. 입술은 경건을 말하되, 마음은 미움과 시기와 판단으로 더러워졌고, 십자가의 낮아짐보다 세상의 높아짐을 은근히 탐했습니다. 주님, 우리의 의는 누더기 옷과 같사오니,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로 덮어 주옵소서. 회개하는 심령을 멸시하지 않으시는 하나님, 우리의 교만을 꺾으시고, 완악한 마음을 부드럽게 하시며, 돌같은 마음을 제하시고 살같은 마음을 주셔서, 십자가 앞에 정직히 무릎 꿇게 하옵소서.

주님, 십자가의 삶을 살게 하옵소서.
주께서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라” 명하셨사오니, 우리에게 그 길을 걷는 은혜를 주옵소서. 십자가는 단지 고난을 참는 의지가 아니라, 옛 사람을 죽이고 새 사람으로 사는 성령의 역사인 줄 믿습니다. 우리의 자아가 왕좌에 앉지 못하게 하시고,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마음과 가정과 일터의 주인 되게 하옵소서. 내 뜻을 세우기 위해 남을 꺾는 삶이 아니라, 나를 꺾어 이웃을 살리는 삶을 살게 하옵소서. 내 권리를 주장하기보다 사랑으로 양보하게 하시고, 내 영광을 구하기보다 하나님의 영광을 구하게 하시며, 내 편을 만들기보다 십자가로 원수 된 담을 허무는 화평의 사람이 되게 하옵소서.

성도들의 믿음을 위하여 간구합니다. 사순절의 절제와 침묵 속에서 오히려 믿음이 깊어지게 하시고, 겉사람의 열심이 아니라 속사람의 경건이 자라나게 하옵소서. 시험과 유혹이 들이닥칠 때 믿음의 방패를 들게 하시고, 낙심이 파도처럼 밀려올 때에도 십자가의 사랑이 우리를 붙드는 줄 알게 하옵소서. 병중에 있는 지체들에게는 치유의 은혜를, 장기간의 고난을 지나는 이들에게는 인내의 소망을, 경제적 곤고함 가운데 있는 가정에는 하늘의 공급을 베푸옵소서. 눈물로 씨를 뿌리는 자들이 기쁨으로 단을 거두게 하시는 주님, 오늘 우리의 눈물이 헛되지 않음을 믿게 하시고, 고난 속에서도 감사의 등불이 꺼지지 않게 하옵소서.

주님과 동행하는 삶을 위하여 기도합니다. 하루의 첫 숨이 주님께 향하게 하시고, 하루의 마지막 고백이 회개와 감사로 마무리되게 하옵소서. 우리의 눈을 지켜 주셔서 음욕과 탐심의 길로 흐르지 않게 하시고, 우리의 혀를 주장하셔서 상처 주는 말이 아니라 은혜를 끼치는 말이 흐르게 하옵소서. 우리의 손이 움켜쥐는 손이 아니라 나누는 손이 되게 하시고, 우리의 발걸음이 세상의 욕망을 향한 달리기가 아니라 주님의 뜻을 향한 순종의 걸음이 되게 하옵소서. 특별히 사순절 기간, 기도의 자리를 회복하게 하시고, 말씀 앞에 머무는 시간을 늘려 주셔서, 성령께서 우리를 거룩으로 빚어 가시는 것을 기쁨으로 받아들이게 하옵소서.

교회를 위해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우리 교회가 십자가의 도를 부끄러워하지 않게 하시고, 세상의 박수보다 하나님의 기쁨을 구하는 공동체가 되게 하옵소서. 은혜의 방편인 말씀과 기도, 성례가 소중히 여김을 받게 하시고, 예배가 중심이 되어 교회의 숨결이 되게 하옵소서. 서로의 허물을 덮어 주는 사랑을 주시고, 분열의 틈을 비집는 원망과 비교와 시기를 물리쳐 주옵소서. 다음 세대를 붙드셔서 아이들과 청년들이 십자가를 낯설어하지 않게 하시고, 고난을 피해가는 신앙이 아니라 진리 때문에라도 기꺼이 서는 신앙을 배우게 하옵소서.

담임목사님과 강단을 위해 기도드립니다. 주님, 목사님께 성령의 기름 부으심을 더하사, 말씀을 준비하실 때 하늘의 지혜와 경외함을 주시고, 선포하실 때 그 말씀이 우리의 심령을 쪼개어 살리는 능력으로 임하게 하옵소서. 목양의 길이 때로는 가시덤불 같을지라도 낙심치 않게 하시고, 영육을 강건케 하셔서 기쁨으로 양 떼를 돌보게 하옵소서. 오늘의 설교가 우리의 귀를 스치고 지나가지 않게 하시고, 마음에 불을 붙이며, 삶의 방향을 돌이키는 회개의 열매로 이어지게 하옵소서.

이 나라 대한민국을 위해 기도합니다. 주님, 분열과 혐오의 언어가 멈추게 하시고, 공의와 정직이 다시 기둥처럼 세워지게 하옵소서. 경제와 일자리, 가정의 해체와 교육의 혼란, 안보의 긴장 속에서 두려움이 마음을 지배하지 않게 하시고, 하나님의 진리로 분별하며 절제하며 살아가게 하옵소서. 한국교회를 긍휼히 여겨 주셔서, 세속의 욕망을 닮아 빛을 잃지 않게 하시고, 먼저 회개로 돌아서게 하옵소서. 교회가 상처 입은 이웃의 울음을 외면하지 않게 하시며, 십자가의 사랑으로 이 땅의 아픔을 품는 참된 위로의 공동체가 되게 하옵소서.

선교사님들과 선교지를 위해 기도드립니다. 먼 땅에서 복음을 전하는 주의 종들을 지켜 주시고, 외로움과 위험 속에서도 동행의 은혜를 누리게 하옵소서. 필요한 재정과 동역자를 공급하시고, 그들의 가정과 자녀를 보호하시며, 전하는 복음이 열매 맺어 현지 교회가 말씀 위에 견고히 서게 하옵소서. 우리도 기도와 헌신으로 동참하게 하시고, 십자가의 복음을 땅 끝까지 전하라는 주님의 명령에 게으르지 않게 하옵소서.

마지막으로 오늘 드리는 예배를 위해 간구합니다. 찬양하는 입술을 정결케 하시고, 기도하는 심령을 뜨겁게 하시며, 듣는 귀를 열어 주옵소서. 사순절의 십자가를 다시 바라보며, 그 사랑에 마음이 녹아 회개하게 하시고, 그 은혜에 붙들려 순종을 결단하게 하옵소서. 우리가 주의 몸 된 교회로서, 세상 한복판에서 십자가의 향기를 풍기며 살아가게 하시고, 낮아짐과 섬김과 인내로 하나님 나라를 증언하게 하옵소서.

우리의 유일한 중보자요 구주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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