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1월 넷째 주일 낮 예배 대표기도문


2027년 1월 넷째 주일 낮 예배 대표기도문

거룩하시고 전능하시며 무궁한 영광 가운데 거하시는 하나님 아버지,
찬 겨울 바람이 들녘을 스치고, 앙상한 나뭇가지마다 긴 침묵이 내려앉은 한겨울의 끝자락에서, 저희는 오늘도 변함없이 살아 계셔서 만물을 붙드시고 교회를 지키시며 성도들의 호흡 하나까지도 주관하시는 하나님 앞에 엎드리옵나이다. 계절은 차갑고 세상은 분주하나, 주의 은혜의 강물은 마르지 아니하며, 주의 자비는 아침마다 새로우니, 이 아침에도 주의 전으로 불러 주시고 거룩한 주일 낮 예배를 드리게 하심을 감사하옵니다.

하나님 아버지,
겨울 하늘은 높고도 맑으나 저희의 심령은 종종 흐리고 무거울 때가 많았사옵니다. 새해를 맞으며 품었던 거룩한 결심들이 어느새 일상의 피곤함 속에 엷어지고, 첫 마음의 불꽃은 생활의 염려 속에서 잦아들며, 저희는 다시금 주님보다 현실을 더 크게 바라보았음을 고백하옵니다. 광야에서 만나를 내리신 하나님을 보았으면서도 내일의 양식을 염려하였던 이스라엘처럼, 홍해를 가르신 능력을 경험하고도 다시 두려움에 사로잡혔던 백성처럼, 저희 또한 은혜를 받고도 쉽게 잊고, 약속을 듣고도 금세 흔들리며, 기적을 경험하고도 다시 낙심하는 믿음 없는 자임을 고백하옵니다.

주님, 저희를 불쌍히 여겨 주옵소서.
다윗처럼 하나님만이 우리의 반석이심을 노래하지 못하고, 엘리야처럼 낙심의 동굴 속에 웅크리며, 베드로처럼 주를 향해 걸어가다가도 파도를 바라보며 빠져드는 저희를 긍휼히 여겨 주옵소서. 입술로는 “주여, 주여” 하였으나, 정작 삶의 골짜기에서는 사람의 계산과 눈에 보이는 형편을 더 의지하였고, 감사보다 탄식이 앞섰으며, 기도보다 한숨이 많았사오니,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로 저희의 허물과 완악함을 씻어 주옵소서. 다만 한 번의 용서를 구하는 데서 그치지 않게 하시고, 마음의 깊은 뿌리까지 새롭게 하시는 성령의 은혜를 허락하여 주옵소서.

은혜가 풍성하신 하나님,
한겨울은 모든 것이 죽은 듯 보이나, 실은 봄을 품고 견디는 계절임을 저희가 압니다. 얼어붙은 땅 아래에도 생명의 기미가 숨어 있듯이, 저희의 메마른 심령 속에도 주의 말씀이 심기면 때가 되어 반드시 싹이 돋는 줄 믿습니다. 그러하오니, 겉으로 보기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 같은 이 계절에도 믿음을 잃지 않게 하시고, 하나님의 때를 기다릴 줄 아는 인내를 허락하여 주옵소서. 아브라함이 갈 바를 알지 못하고도 부르심을 따라 나아갔듯이, 요셉이 긴 침묵의 세월 속에서도 하나님의 섭리를 신뢰하였듯이, 한나가 눈물의 기도 끝에 응답의 하나님을 만났듯이, 저희도 더디 이루어지는 것 같은 시간 속에서 하나님의 손길을 의심하지 않게 하옵소서.

주님, 1월의 마지막 언덕을 넘는 이때에 저희로 하여금 새해의 첫 마음을 다시 주님 앞에 묶어 두게 하옵소서.
처음 가졌던 경건의 결심이 습관적 종교생활로 사그라지지 않게 하시고, 새벽의 눈물과 예배의 떨림과 말씀 앞의 결단이 일회적 감정으로 흩어지지 않게 하옵소서. 눈 덮인 들판이 말없이 하늘을 기다리듯, 저희의 심령도 고요히 하나님을 기다리게 하시고, 사람의 박수보다 하나님의 미소를 사모하게 하시며, 눈에 띄는 열심보다 깊고 진실한 순종을 배우게 하옵소서. 저희로 하여금 요란한 신앙이 아니라 뿌리 깊은 신앙, 순간적인 감격이 아니라 오래 견디는 충성, 많은 말을 앞세우는 믿음이 아니라 끝까지 걸어가는 믿음을 소유하게 하옵소서.

사랑의 하나님 아버지,
주의 몸 된 교회를 위하여 기도하옵니다. 한겨울의 찬바람이 문밖을 스쳐도 주의 교회 안에는 복음의 불이 꺼지지 않게 하시고, 사람들의 마음이 식어 가는 시대일수록 강단의 말씀이 더욱 뜨겁게 타오르게 하옵소서. 모세가 산에서 하나님을 대면하였듯, 사무엘이 어린 시절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듯, 에스라가 율법책을 낭독할 때 백성들이 마음 찔림을 받았듯, 오늘 우리의 교회도 말씀 앞에서 떨며 회개하고, 말씀으로 다시 일어나는 공동체가 되게 하옵소서.

담임목사님께 성령의 충만과 하늘의 지혜를 더하여 주옵소서.
말씀을 준비하실 때 책의 지식만이 아니라 골방의 눈물과 씨름의 은혜를 더하여 주시고, 강단에 서실 때 사람의 비위를 맞추는 말이 아니라 시대를 깨우는 하나님의 음성을 담대히 선포하게 하옵소서. 부교역자들과 장로님들과 권사님들과 집사님들과 교사들과 찬양대와 여러 섬김의 자리 위에도 동일한 은혜를 부어 주셔서, 맡은 일을 의무로 하지 않게 하시고 사랑으로 감당하게 하옵소서. 교회 안에 직분은 많아도 기도는 적은 공동체가 되지 않게 하시고, 활동은 분주하나 거룩함은 빈약한 교회가 되지 않게 하시며, 외형은 커 보여도 중심은 메마른 교회가 되지 않게 하옵소서.

주님,
우리 교회가 겨울 나무처럼 허세 없는 정직함을 배우게 하옵소서. 잎사귀를 떨군 나무가 본래의 형체를 드러내듯, 저희도 사람 앞에 꾸며 낸 모습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진실한 모습으로 서게 하옵소서. 보이는 성과가 적을지라도 말씀을 놓지 않게 하시고, 숫자의 많고 적음에 흔들리지 않게 하시며, 조용히 뿌리 내리고 위를 향해 자라 가는 나무처럼 복음 안에 깊이 뿌리내린 교회가 되게 하옵소서. 세상의 유행을 좇기보다 사도들의 터 위에 굳게 서게 하시고, 박해 속에서도 믿음을 지켰던 초대교회처럼, 진리 때문에 손해를 보아도 주를 따르는 교회가 되게 하옵소서.

하나님 아버지,
각 가정들을 기억하여 주옵소서. 겨울밤이 길수록 집안의 등불이 더 귀하듯, 세상이 차가울수록 믿음의 가정은 더욱 따뜻한 복음의 불빛을 비추게 하옵소서. 부모는 자녀의 앞날만 염려하는 자가 아니라 그 영혼을 위해 무릎 꿇는 사람 되게 하시고, 자녀들은 세상의 성취만 좇는 자가 아니라 하나님을 경외하는 지혜로운 자녀들 되게 하옵소서. 부부 사이에는 식어 버린 말보다 다정한 위로가 먼저 흐르게 하시고, 오래된 상처 위에는 다시 화해의 봄기운이 스며들게 하시며, 말없이 견뎌 온 눈물 많은 가정에도 하늘의 평강을 내려 주옵소서.

특별히,
경제의 한파 속에서 생계의 무게를 홀로 짊어진 가장들을 붙들어 주옵소서. 겨울 새벽 어둠을 가르며 일터로 향하는 발걸음을 주님께서 기억하여 주시고, 사람들은 그들의 피곤을 다 알지 못하나 하나님은 그마음의 눌림과 책임의 무게를 아시오니, 하늘의 위로와 일용할 힘을 더하여 주옵소서. 질병으로 긴 밤을 보내는 성도들에게는 욥의 탄식 너머에서 말씀하시는 하나님을 만나게 하시고, 자녀 문제로 눈물 흘리는 부모들에게는 사무엘을 얻기까지 기도하던 한나의 인내를 주시며, 방향을 잃고 흔들리는 청년들에게는 바벨론 한복판에서도 뜻을 정한 다니엘의 중심을 허락하여 주옵소서.

연약한 심령들을 주님께 올려드립니다.
겉으로는 웃고 있으나 속으로는 무너져 가는 이들, 사람들 틈에 있으나 깊은 외로움을 견디는 이들, 예배 자리에 앉아 있으나 마음은 오래전부터 메말라 버린 이들, 기도를 잊어버린 것이 아니라 기도할 힘조차 잃은 이들, 응답이 없다고 느껴지는 시간 속에서 조용히 눈물 흘리는 이들을 주님께서 친히 찾아가 주옵소서. 엘리야에게 세미한 음성으로 찾아오셨듯,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의 걸음에 동행하셨듯, 오늘도 낙심한 성도들의 마음에 가까이 오셔서, 다시 살아갈 힘과 다시 기도할 힘과 다시 예배할 힘을 허락하여 주옵소서.

하나님 아버지,
1월의 끝자락은 분주한 시작의 열기가 가라앉고, 현실의 무게가 본격적으로 드러나는 때이오니, 저희가 이 시기를 믿음으로 잘 지나가게 하여 주옵소서. 계획은 많았으나 아직 이루어진 것은 적고, 기대는 컸으나 현실은 여전히 비슷한 것처럼 보일 때, 조급함이 저희를 흔들지 못하게 하시고, 주의 섭리를 조용히 신뢰하게 하옵소서. 겨울 밀알이 땅속에서 썩는 시간 없이는 추수의 기쁨도 없듯이, 지금의 인내와 숨은 충성이 결코 헛되지 않음을 믿게 하옵소서. 노아가 비가 오기 전 오랜 세월 방주를 지었듯, 느헤미야가 무너진 성벽 앞에서 기도하며 다시 벽돌을 쌓았듯, 저희도 눈앞의 결과가 더딜지라도 주어진 자리를 묵묵히 지키게 하옵소서.

주의 나라를 위하여 간구하옵니다.
이 나라와 민족을 불쌍히 여겨 주옵소서. 겨울 들판에 서리 내리듯 사람들의 마음 위에도 냉랭함과 분열과 불신이 짙게 내려앉은 시대를 살고 있사오니, 진리의 햇살로 이 땅을 녹여 주옵소서. 위정자들에게 공의와 절제와 지혜를 주시고, 나라의 크고 작은 결정들 위에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마음을 허락하여 주옵소서. 불의와 거짓이 활개 치지 못하게 하시고, 약한 자의 탄식이 외면당하지 않게 하시며,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고 공의가 마르지 않는 강처럼 흐르게 하옵소서. 무엇보다 한국교회가 먼저 회개하게 하시고, 세상의 칭찬을 구하느라 십자가의 날을 무디게 하지 않게 하시며, 다시 말씀과 기도와 거룩함의 본질로 돌아가게 하옵소서.

다음 세대를 위하여 기도드립니다.
차가운 세상의 바람 앞에 어린 믿음이 쉽게 꺾이지 않게 하시고, 추운 겨울에도 푸름을 잃지 않는 소나무처럼 진리 위에 곧게 서는 세대가 되게 하옵소서. 요셉처럼 유혹 앞에서 거절할 줄 알게 하시고, 디모데처럼 어려서부터 성경을 아는 은혜를 누리게 하시며, 마리아처럼 말씀을 마음에 품고 순종하는 정결한 심령을 허락하여 주옵소서. 교회학교와 청년부 위에 특별한 은혜를 주시고, 교사들에게는 사랑과 눈물과 인내를 더하여 주셔서, 한 영혼 한 영혼을 프로그램이 아니라 생명으로 품게 하옵소서.

오늘 드리는 주일 낮 예배 가운데 친히 임재하여 주옵소서.
찬송이 공중에 흩어지는 소리가 아니라 보좌 앞 향기로 올라가게 하시고, 기도가 형식의 문장을 넘어 하나님을 움직이는 믿음의 부르짖음이 되게 하시며, 선포되는 말씀은 겨울의 얼음을 깨는 봄물처럼 굳은 심령을 녹이고 적시게 하옵소서. 이 자리에 나온 모든 심령이 빈손으로 돌아가지 않게 하시고, 어떤 이는 책망을 받고, 어떤 이는 위로를 얻고, 어떤 이는 결단하게 하시며, 어떤 이는 오랜 침묵 끝에 다시 하나님께 돌아오는 은혜를 허락하여 주옵소서.

주님,
저희의 삶을 한 편의 시처럼 아름답게 하시되, 값싼 미사여구로 꾸며진 문장이 아니라 십자가와 순종과 인내와 사랑으로 써 내려가는 거룩한 시가 되게 하옵소서. 겨울의 나무가 말없이 서 있어도 하늘을 향하고 있듯, 저희도 말보다 삶으로 하나님을 향하게 하시고, 강한 바람이 불수록 뿌리가 더 깊어지듯 환난 속에서 믿음이 더 단단해지게 하시며, 길고 긴 밤하늘 끝에 새벽이 오듯, 모든 기다림 끝에서 신실하신 하나님을 찬송하게 하옵소서.

새해의 넷째 주일을 지나며 다시 주께 고백하옵니다.
우리의 도움이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께로부터 오며, 우리의 소망은 사람에게 있지 아니하고 오직 주께 있사오니, 남은 한 해의 모든 걸음을 주의 손에 맡깁니다. 앞이 보이지 않을 때에도 구름기둥과 불기둥으로 인도하여 주시고, 광야 같은 날에도 반석에서 물을 내시며, 요단이 앞을 가로막을 때에도 언약궤 앞에 길을 여시는 하나님을 신뢰하게 하옵소서. 저희가 주님 손에 붙들린 한, 겨울도 은혜요 기다림도 축복임을 알게 하옵소서.

이 모든 말씀, 저희의 대제사장이시며 선한 목자이시며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동일하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간절히 기도드리옵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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