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3월 넷째 주일 낮 예배 대표기도문

2027년 3월 넷째 주일 낮 예배 대표기도문

거룩하시고 영화로우시며, 천지를 창조하시고 지금도 섭리의 손으로 만물을 붙드시며 다스리시는 하나님 아버지,
찬송과 존귀와 능력과 영광을 세세토록 홀로 받으시기에 합당하신 주님의 이름을 높여 드리옵나이다. 차고 긴 겨울이 물러가고, 들판마다 연한 빛이 돌기 시작하며, 메마르던 가지마다 새순이 조용히 얼굴을 내미는 3월 넷째 주일 아침에 저희를 주의 전으로 불러 주시고, 거룩한 공예배의 자리에서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하게 하시니 참으로 감사하옵니다. 땅은 아직 완전한 꽃으로 가득하지 아니하나 이미 봄의 약속을 품고 있고, 산과 들은 아직 조용한 듯하나 그 안에서는 생명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사오니, 사람의 눈에는 더디어 보여도 하나님의 시간은 한 치도 어긋남이 없음을 믿고 경배드립니다.

하나님 아버지,
사순절의 깊은 시간 속을 지나게 하시며, 저희의 시선을 다시 십자가 앞으로 모아 주시니 감사하옵니다. 분주한 삶은 저희의 마음을 흩어 놓고, 익숙한 종교생활은 저희의 감각을 무디게 하나, 주님께서는 이 절기의 걸음을 통하여 다시금 저희의 영혼을 붙드사, 고난당하신 그리스도를 바라보게 하시고, 값없이 받은 은혜가 실상은 얼마나 값비싼 은혜인지를 깨닫게 하시나이다. 죄 없으신 주께서 채찍을 맞으시고, 조롱을 받으시고, 가시관을 쓰시고, 끝내 십자가에 달리신 것은 저희의 죄 때문이었음을, 그 피 흘리심이 없이는 저희에게 구원이 없었음을, 이 시간 더 깊이 깨닫게 하옵소서.

자비로우신 하나님,
그러나 저희는 여전히 십자가를 말하면서도 자아를 내려놓지 못하였고, 은혜를 찬송하면서도 순종은 아까워하였으며, 주님의 고난을 묵상한다 하면서도 작은 불편과 억울함에도 쉽게 마음이 상하고 원망하였음을 고백하옵니다. 저희는 제자들처럼 주님의 곁에 있는 듯하였으나 정작 주님의 뜻은 알지 못했고, 베드로처럼 충성을 맹세하였으나 두려움 앞에서는 쉽게 무너졌으며, 겟세마네의 제자들처럼 주님께서 깨어 기도하라 하실 때에도 졸고 있던 자들이었나이다. 주님, 저희의 무감각함과 자기중심성과 얕은 믿음을 불쌍히 여겨 주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로 저희를 깨끗이 씻어 주시고, 주의 고난 앞에서 저희의 교만이 낮아지게 하시며, 저희의 완고한 마음이 녹아지게 하옵소서.

주님,
이 사순절이 단지 절기의 장식이 되지 않게 하시고, 실제로 저희의 심령을 찢고 삶을 돌이키는 은혜의 통로가 되게 하옵소서. 금식보다 더 깊은 절제, 형식보다 더 깊은 회개, 눈물보다 더 진실한 순종을 허락하여 주옵소서. 다윗처럼 저희 안에 정한 마음을 창조하여 주시고, 에스라처럼 말씀 앞에서 자신을 찢는 애통함을 주시며, 바울처럼 십자가 외에는 자랑할 것이 없다는 고백이 저희 삶의 중심이 되게 하옵소서. 봄의 햇살이 오래 얼어 있던 땅을 조금씩 풀어내듯, 성령께서 저희 안의 굳은 영역들을 하나하나 녹여 내셔서, 감추어 두었던 죄를 드러내고, 오래 품고 있던 미움과 비교와 시기와 욕심을 십자가 아래 내려놓게 하옵소서.

은혜의 하나님,
3월의 끝자락에 가까워질수록 들판은 하루하루 다른 얼굴을 보여 주고, 나무는 말없이 자라며, 바람도 조금씩 부드러워지듯이, 저희의 영혼도 조용히 그러나 분명히 자라게 하옵소서. 신앙의 성장은 요란한 소리 속에 이루어지기보다, 말씀을 붙드는 작은 충성, 기도의 자리를 지키는 꾸준함, 남모르게 행하는 순종 속에서 빚어지는 줄 알게 하옵소서. 겨자씨처럼 작으나 살아 있는 믿음을 주시고, 누룩처럼 보이지 않으나 삶 전체를 변화시키는 은혜를 주시며, 겨울 끝의 새순처럼 연약해 보이나 분명한 생명을 품은 신앙을 허락하여 주옵소서. 요셉이 감옥에서도 하나님 앞에 신실하였고, 룻이 들판에서 묵묵히 충성하였으며, 느헤미야가 무너진 성벽 앞에서 먼저 울며 기도하였던 것처럼, 저희도 크고 눈에 띄는 일보다 하나님께서 맡기신 오늘의 자리에서 성실하게 살아가게 하옵소서.

사랑의 하나님 아버지,
신학기가 본격적으로 자리 잡아 가는 이 시기에 학생들과 청년들을 특별히 붙들어 주옵소서. 처음의 긴장과 설렘이 지나고 이제는 현실의 과제와 관계와 경쟁의 무게가 본격적으로 어깨에 얹히는 때이오니, 우리 자녀들의 마음을 지켜 주옵소서. 새로운 반과 새로운 친구들, 새로운 학교와 수업, 새로운 환경 속에서 흔들리지 않게 하시고, 사람들에게 인정받기 위한 삶보다 하나님 앞에 바른 삶을 더 귀하게 여기게 하옵소서. 다니엘과 세 친구가 바벨론의 화려함 속에서도 뜻을 정하여 자신을 지켰듯이, 우리 다음 세대도 세속의 물결에 휩쓸리지 않게 하시고, 디모데처럼 어려서부터 성경을 사랑하며, 사무엘처럼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줄 아는 귀를 허락하여 주옵소서. 학업 가운데 지혜를, 관계 가운데 온유를, 유혹 앞에서는 정결함을, 실패와 낙심 앞에서는 다시 일어서는 믿음을 허락하여 주옵소서.

주님,
교회의 춘계대심방 일정 위에도 계속하여 함께하여 주옵소서. 방문하는 발걸음마다 성령의 인도하심이 있게 하시고, 가정의 문을 두드릴 때 주께서 먼저 그 집 안에 들어가 계시게 하옵소서. 심방이 의례적인 방문이나 교제의 시간이 되지 않게 하시고, 각 가정이 하나님의 말씀 앞에 서고, 기도의 음성이 다시 살아나며, 숨겨 두었던 눈물과 사연들이 주님 앞에 쏟아지는 복된 시간이 되게 하옵소서. 오래 신앙생활을 하였으나 습관만 남은 가정에는 첫사랑을 회복시켜 주시고, 낙심과 염려가 가득한 집에는 하늘의 위로를 허락하시며, 가족 간에 말 못 할 벽이 쌓인 집에는 화해의 은혜를 주옵소서. 오벧에돔의 집에 하나님의 궤가 머물 때 복을 주셨던 것처럼, 심방하는 모든 가정마다 하나님의 임재와 평강과 회복의 복을 허락하여 주옵소서.

하나님 아버지,
주의 몸 된 교회를 위하여 간구하옵니다. 3월의 교회가 봄의 생명력만 닮는 것이 아니라, 십자가를 통과한 생명의 깊이까지 닮게 하옵소서. 사람의 눈에는 활기 있어 보이나 실제로는 기도가 식어 가는 교회가 되지 않게 하시고, 행사는 많으나 말씀 앞의 떨림이 없는 교회가 되지 않게 하시며, 봉사는 많으나 회개가 희미한 교회가 되지 않게 하옵소서. 우리 교회가 겉모양의 성장보다 내면의 거룩함을 더 사모하게 하시고, 숫자보다 영혼을, 분주함보다 경건을, 성공보다 신실함을 더 소중히 여기게 하옵소서.

강단 위에 특별한 은혜를 더하여 주옵소서.
담임목사님께 성령의 충만과 말씀의 권세와 영적 분별력을 더하여 주시고, 본문을 대하실 때마다 언제나 새롭게 떨게 하시며, 강단에서는 사람의 마음을 달래는 말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바로 전하게 하옵소서. 예레미야의 눈물과 바울의 열정과 요한의 사랑을 더하여 주시고, 시대의 풍조를 따르지 아니하고 오직 성경의 진리 위에 굳게 서서 양 떼를 먹이는 충성된 목자가 되게 하옵소서. 모든 교역자들과 장로님들과 권사님들과 집사님들, 교사들과 찬양대와 각 기관의 봉사자들에게도 동일한 은혜를 부어 주셔서, 직분을 명예가 아니라 섬김의 십자가로 여기게 하시고, 맡겨진 자리를 사람에게 하듯 하지 아니하고 주께 하듯 충성하게 하옵소서.

하나님 아버지,
각 가정들을 주의 손에 올려드립니다. 봄이 되어 창문을 열듯, 각 가정의 닫힌 마음도 하나님 앞에 열리게 하옵소서. 부모와 자녀 사이에 쌓인 오해가 있다면 풀어 주시고, 부부 사이의 침묵과 서운함은 십자가 사랑으로 녹여 주시며, 바쁜 일상 속에서도 예배와 대화와 기도가 회복되게 하옵소서. 아브라함이 장막마다 단을 쌓았듯이, 우리의 가정에도 예배의 제단이 세워지게 하시고, 여호수아의 집처럼 하나님을 섬기기로 분명히 결단하는 가정들이 되게 하옵소서. 자녀 문제와 진로 문제와 경제 문제로 눌린 가정들, 질병과 관계의 갈등으로 지쳐 있는 가정들, 말없이 눈물 흘리는 식구들이 있는 집들을 특별히 긍휼히 여겨 주시고, 여호와 이레의 은혜와 치료의 은혜와 화목케 하시는 은혜를 허락하여 주옵소서.

긍휼의 하나님,
병상에 있는 성도들, 몸은 예배 자리에 함께하지 못하나 마음으로 주를 사모하는 이들을 기억하여 주옵소서. 길고 긴 병의 시간을 통과하는 이들에게는 욥의 탄식 너머에서 말씀하시는 하나님을 만나게 하시고, 마음이 지쳐 기도도 버거운 이들에게는 로뎀나무 아래 엘리야를 먹이시던 하나님의 다정하심을 경험하게 하옵소서. 외로움 가운데 있는 노년의 성도들, 미래의 불확실함으로 흔들리는 청년들, 자녀를 위하여 눈물로 기도하는 부모들, 생활의 무게와 생업의 압박으로 어깨가 무거운 가장들을 붙들어 주옵소서. 세상은 그들의 수고를 당연하게 여기기 쉬우나, 주님은 모든 한숨과 눈물을 알고 계신 줄 믿사오니, 하늘의 위로와 일용할 힘과 다시 살아갈 소망을 허락하여 주옵소서.

또한 생업의 자리마다 은혜를 더하여 주옵소서.
봄이 온다 하나 여전히 현실은 팍팍하고, 가정의 지출은 늘어가며, 삶의 무게는 가벼워지지 않는 때이오니, 주의 백성들이 먹고 사는 염려에 잠식되지 않게 하옵소서. 새벽을 깨우며 일터로 향하는 발걸음을 기억하여 주시고, 사업장과 직장과 모든 수고의 현장 위에 복을 더하여 주옵소서. 갈릴리 바다의 빈 그물을 아침에 채우셨던 주님, 사르밧 과부의 가루통을 마르지 않게 하셨던 주님께서 오늘도 주의 백성의 필요를 아시는 줄 믿사오니, 필요한 것을 때마다 공급하여 주시고, 형편이 어려워도 정직을 잃지 않게 하시며, 적은 것 가운데서도 감사와 구제와 나눔을 잃지 않게 하옵소서.

하나님 아버지,
이 나라와 민족을 위하여 간구하옵니다. 봄빛이 대지를 덮어도 사람의 마음과 사회의 구조 속에는 여전히 차가운 분열과 불신과 탐욕이 남아 있사오니, 공의의 하나님께서 이 땅을 불쌍히 여겨 주옵소서. 위정자들에게는 책임과 절제와 진실의 마음을 주시고, 권세를 자기 영광의 도구로 쓰지 않게 하시며, 백성의 아픔과 약한 자의 울음을 외면하지 않게 하옵소서. 거짓이 진실을 이기지 못하게 하시고, 불의가 상식인 듯 자리 잡지 못하게 하시며, 이 나라 가운데 न्याय와 자비가 함께 흐르게 하옵소서. 무엇보다 한국교회가 먼저 깨어 회개하게 하시고, 무너진 기도의 제단을 다시 쌓게 하시며, 십자가의 복음만을 가장 큰 영광으로 삼는 교회 되게 하옵소서.

주님,
오늘 드리는 이 주일 낮 예배 가운데 친히 임재하여 주옵소서. 찬송은 봄바람처럼 막힌 심령을 흔들어 깨우게 하시고, 기도는 얼었던 강물이 풀리듯 진실하고 뜨겁게 흐르게 하시며, 말씀은 새순을 틔우는 햇살처럼 영혼 깊은 곳에 생명을 일으키게 하옵소서. 어떤 이는 죄를 깨닫고 회개하게 하시고, 어떤 이는 오래된 상처 속에서 위로를 얻으며, 어떤 이는 사명의 방향을 다시 발견하게 하시고, 어떤 이는 미루어 두었던 순종의 첫걸음을 떼게 하옵소서. 예배가 형식의 반복이 아니라 살아 계신 하나님을 만나는 거룩한 사건이 되게 하옵소서.

주님,
3월 넷째 주일을 지나며 저희는 다시 고백하옵니다. 꽃이 피기 전에 먼저 뿌리가 깊어지고, 열매가 맺히기 전에 먼저 가지가 견고해지듯이, 저희의 영혼도 겉모양보다 속사람이 먼저 든든히 세워지게 하옵소서. 조급함을 버리게 하시고, 눈에 보이는 열매보다 하나님께서 지금도 저희 안에서 조용히 이루어 가시는 거룩한 공사를 신뢰하게 하옵소서. 봄은 하루아침에 오지 않고, 긴 겨울을 통과한 땅 위에 조용히 번져 오듯이, 저희의 믿음도 하나님의 오래 참으심 속에서 자라게 하시고, 말보다 삶으로, 열정보다 충성으로, 시작보다 끝까지 견디는 신앙으로 주님을 따르게 하옵소서.

저희의 삶을
십자가 아래 낮아진 삶이 되게 하시고, 초봄의 새순처럼 연약해 보여도 분명한 생명을 품은 삶이 되게 하시며, 밭을 갈아엎는 농부처럼 자기 자신을 늘 말씀 앞에 세우는 삶이 되게 하옵소서. 사람의 칭찬보다 하나님의 인정을, 눈앞의 성공보다 오래 남는 거룩함을, 많은 말보다 진실한 기도를 더욱 사모하게 하옵소서.

저희를 위하여 고난받으시고 죽기까지 순종하셨으며 지금도 하나님 우편에서 저희를 위하여 간구하시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간절히 기도드리옵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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