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1월 셋째 주일예배 대표기도문
한 해 동안 밭을 지킨 농부가 마지막 이삭을 살피듯, 우리도 11월 셋째 주일에 지나온 날들을 돌아봅니다. 때를 따라 햇빛과 비를 주시고 오늘도 생명을 붙드시는 하나님 아버지, 주님의 은혜로 예배하게 하시니 감사드립니다. 창밖의 나무는 잎을 덜어 내고 차가운 바람을 맞을 채비를 하지만, 주님의 인자하심은 계절을 넘어 우리를 감싸고 있습니다. 이 시간 마음을 모아 주님께 영광을 돌리게 하옵소서.
우리가 거둔 열매를 헤아리기 전에 그 길을 함께하신 하나님을 기억합니다. 수고가 결실을 맺은 날도 있었고, 오래 기다려도 달라진 것이 없어 보이는 날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손에 남은 것의 크기로 주님의 사랑을 재지 않게 하옵소서. 기쁨 가운데 있는 사람은 받은 것을 나누고, 상실과 실패를 겪은 사람은 눈물 가운데서도 주님께 기도할 힘을 얻게 하옵소서. 씨앗이 보이지 않는 땅속에 머무는 동안에도 하나님이 일하심을 믿게 하옵소서.
거룩하신 주님, 우리 안에 맺힌 좋지 않은 열매를 고백합니다. 감사보다 불평을, 화해보다 내 뜻을 앞세웠습니다. 가족의 수고에는 무심하면서 자신의 수고를 알아 달라 원했고, 어려운 이웃을 위하여 기도한다고 말하면서 정작 찾아갈 시간을 내지 않았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앞에 우리의 교만과 게으름을 내려놓습니다. 용서하여 주시고 성령으로 마음을 새롭게 하셔서, 오늘의 고백이 이번 주의 온유한 말과 작은 순종으로 이어지게 하옵소서.
우리를 죄에서 건지시고 하나님의 자녀로 삼으신 은혜를 찬양합니다. 우리 힘으로 의롭다 함을 얻을 수 없기에 그리스도의 공로를 의지합니다. 그러므로 열매를 맺는 일조차 스스로를 자랑하는 이유가 되지 않게 하옵소서. 말씀에 뿌리내리고 성령을 따라 걸으며 사랑과 오래 참음과 절제의 열매를 맺게 하옵소서. 예배의 기쁨이 어려운 사람과 함께 앉고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정직을 지키는 삶으로 드러나게 하옵소서.
주님의 교회를 위해 기도합니다. 목회자들에게 성경을 바르게 전할 지혜와 몸과 마음의 새 힘을 주시고, 직분자들이 먼저 기도하며 겸손히 섬기게 하옵소서. 숫자로 드러나는 성과만 묻지 않고 상한 마음이 회복되고 믿음이 자라는 일에도 눈을 두게 하옵소서. 서로 다른 세대가 상대를 가르치려 하기 전에 이야기를 듣게 하시고, 새가족에게는 친절한 길잡이가, 오래된 성도에게는 곁을 지키는 친구가 있는 교회가 되게 하옵소서.
특별히 시험과 진로 앞에 선 청소년과 청년들을 붙들어 주옵소서. 결과가 자신의 가치를 정한다고 여기지 않게 하시고, 주님이 주신 재능을 발견하여 이웃을 섬기는 일에 사용하게 하옵소서. 어른들도 그들에게 쉬운 답을 재촉하지 않고 함께 기도하며 기다리게 하옵소서.
가정마다 주님의 평안을 주옵소서. 병상에 있는 성도에게 치료와 인내를, 곁에서 돌보는 가족에게 쉬어 갈 시간과 도움의 손길을 허락하옵소서. 일자리와 생계 문제로 잠을 이루지 못하는 이들에게 오늘 필요한 길을 열어 주시고, 다툰 뒤 대화를 멈춘 가족에게는 먼저 안부를 묻는 용기를 주옵소서. 부모에게는 자녀의 말을 끝까지 듣는 마음을, 자녀에게는 부모의 수고를 헤아리는 마음을 주옵소서.
추위가 깊어지기 전에 이웃의 문을 두드리게 하옵소서. 난방비를 걱정하는 가정과 혼자 식사하는 어르신을 기억하시고, 우리에게도 가진 것을 나누는 기쁨을 가르쳐 주옵소서. 도움을 받는 사람의 마음을 상하게 하지 않고 존엄을 지키며 섬기게 하옵소서. 전도와 선교에서도 사람을 성과로 헤아리지 않고 한 영혼의 이야기를 듣고 오래 사랑하게 하시며, 먼 곳의 선교사와 그 가족을 보호하여 주옵소서.
이 나라와 열방을 긍휼히 여겨 주옵소서. 공적 책임을 맡은 이들이 공의를 따르고, 수고하는 이들이 안전하게 일하며, 가난한 이들이 돌봄에서 밀려나지 않게 하옵소서. 전쟁과 재난으로 집을 잃은 이들에게 피할 곳과 먹을 것을 허락하시고, 우리도 평화를 위해 기도하고 나누게 하옵소서.
오늘 선포되는 말씀을 듣는 귀를 열어 주옵소서. 목사님의 입술을 성령으로 붙드시고, 우리에게는 위로를 받고 죄에서 돌이킬 마음을 주옵소서. 예배를 마친 뒤에도 감사할 사람에게 감사하다고 말하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손을 내밀게 하옵소서. 남은 가을의 날들과 다가올 겨울에도 주님의 신실하심을 의지하며 하나님 나라의 소망을 품고 살게 하옵소서. 우리 구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