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1월 넷째 주일예배 대표기도문
해가 일찍 기울고 골목마다 찬 바람이 스미는 11월 넷째 주일입니다. 변함없이 우리를 붙드시는 하나님 아버지, 오늘 온 성도를 예배의 자리로 모아 주시니 감사드립니다. 지난 한 주에 들었던 기쁜 소식과 말하지 못한 근심을 모두 주님께 올려 드립니다. 우리의 마음을 열어 주시고, 찬양과 기도와 말씀 가운데 하나님만 높이게 하옵소서.
아침의 찬 공기를 맞으며 한 해가 저물어 가는 것을 느낍니다. 지나온 날을 돌아보면 우리의 힘으로만 설명할 수 없는 은혜가 많았습니다. 뜻한 일을 마친 순간에도, 계획이 어긋나 다시 시작해야 했던 순간에도 주님은 일용할 힘을 주셨습니다. 열매를 거둔 이에게는 나눌 마음을, 아직 빈손으로 기다리는 이에게는 주님의 사랑을 의심하지 않을 믿음을 주옵소서. 눈에 보이는 성과만으로 사람과 삶을 판단하지 않게 하옵소서.
그러나 하나님 아버지, 우리는 받은 은혜를 잊고 작은 부족함 앞에서도 쉽게 불평했습니다. 피곤하다는 이유로 가족의 말을 건성으로 듣고, 내게 상처 준 사람은 오래 기억하면서 내가 준 상처는 가볍게 여겼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앞에서 숨김없이 죄를 고백합니다. 우리를 용서하시고 성령으로 생각과 마음을 새롭게 하옵소서. 입술에 머무는 회개가 아니라 먼저 사과하고 잘못된 길에서 돌아서는 회개를 하게 하옵소서.
주님, 오늘의 예배를 받아 주옵소서. 익숙한 찬송에도 다시 감사가 살아나게 하시고, 함께 드리는 기도 가운데 서로의 짐을 기억하게 하옵소서. 말씀을 들을 때 자신에게 듣기 좋은 것만 붙잡지 않고 주님께서 고치라 하시는 자리까지 내어 드리게 하옵소서. 예배가 끝난 뒤에도 주일의 고백을 잊지 않고 가정과 일터에서 정직하고 온유하게 살게 하옵소서.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니다. 목회자들에게 성경을 바르게 전할 지혜와 쉴 수 있는 시간을 주시고, 직분자들에게는 먼저 섬기는 겸손을 주옵소서. 여러 사역을 정리하고 다음 걸음을 준비하는 때에 수고한 사람의 이름을 잊지 않게 하시고, 계획의 성패만으로 서로를 평가하지 않게 하옵소서. 믿음이 연약한 성도에게는 곁에서 함께 걸을 사람을 붙여 주시고, 처음 교회를 찾은 이들이 따뜻한 환대 속에서 복음을 듣게 하옵소서.
우리의 가정을 돌보아 주옵소서. 부모와 자녀가 서로의 말을 끝까지 듣게 하시고, 부부가 어려운 일을 혼자 떠안지 않고 함께 의논하게 하옵소서. 병상에 있는 성도에게 치료의 손길과 평안을, 돌보는 가족에게는 쉼과 도움을 주옵소서. 진로와 시험을 앞둔 청소년과 청년에게는 결과에 흔들리지 않는 믿음과 자신에게 맡겨진 길을 찾을 지혜를 주옵소서. 오래 기도한 문제가 아직 풀리지 않은 이들에게도 오늘을 살아낼 소망을 허락하여 주옵소서.
날씨가 추워질수록 우리의 관심은 더 가까운 곳으로 향하게 하옵소서. 난방비를 걱정하는 이웃과 홀로 지내는 어르신, 일거리가 끊겨 생계를 염려하는 가정을 살피게 하옵소서. 필요를 묻고 식사를 함께하며 기꺼이 나누는 교회가 되게 하시고, 도움을 받는 이의 마음을 존중하며 섬기게 하옵소서. 주님의 사랑이 우리 손을 통해 누군가의 추운 하루에 닿게 하옵소서.
전도와 선교의 걸음도 인도하여 주옵소서. 한 해 동안 복음을 전해 온 이들이 눈앞의 결과로 낙심하지 않게 하시고, 한 사람을 오래 사랑하며 다시 찾아갈 인내를 주옵소서. 먼 곳에서 섬기는 선교사와 그 가족을 보호하시고, 우리도 기도와 후원으로 함께 책임을 지게 하옵소서. 이 나라의 책임자들이 약한 이들의 삶을 살피며 공의를 행하게 하시고, 전쟁과 재난으로 집을 떠난 이들에게 피할 곳과 필요한 도움을 허락하여 주옵소서.
이 시간 말씀을 전하시는 목사님을 성령으로 붙드시고, 듣는 우리에게는 깨닫고 순종할 마음을 주옵소서. 가지가 잎을 내려놓아도 뿌리는 땅속에서 살아 있듯, 겉으로 드러나는 일이 적은 계절에도 우리의 믿음이 말씀에 깊이 뿌리내리게 하옵소서. 다가올 날들을 두려움보다 신뢰로 맞으며 하나님 나라의 의와 사랑을 구하게 하옵소서. 우리를 구원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