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17장 개요
창세기 17장은 할례언약을 다룹니다. 이스마엘을 낳은 아브람이 구셉구셉가 되었을 때 하나님께서 찾아와 모든 남자는 낳은 지 팔일이 되었을 때 할례를 받도록 합니다. 할례를 통해서 하나님과 영원한 언약 안에 머물게 됩니다. 할례 언약을 치를 때 이스마엘의 나이는 십삼 세였습니다.
창세기 17장 구조
- 1-8절 아브람이 아브라함으로
- 9-27절 할례언약과 할례식
창세기 17장 강해
1. 1-8절 아브람에서 아브라함으로
구십구 세 때에 찾아오신 하나님
바로 앞절인 16장 16절에서 아브람이 이스마엘을 낳을 때가 86세였습니다. 그리고 무려 13년이 흐른 후에 하나님께서 아브람을 찾아 오십니다. 초기 10년 동안 수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가나안에 도착하고, 애굽에 내려하고, 다시 돌아와 롯과 헤어지고, 전쟁이 일어나 롯을 구하고, 하길을 첩으로 맞이하고, 이스마엘을 낳았습니다. 하지만 그 후 13년 동안 성경은 그 어떤 이야기도 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침묵의 13년을 조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하나님은 왜 13년 동안 침묵하셨을까요? 그동안 아브람을 무엇을 했을까요? 그냥 평범하게 살았을 것입니다. 인간적으로 보면 그전 10년보다 더 파란만장한 삶이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하나님 보시게 13년은 그저 그런 날들의 연속이었습니다. 이것을 좋게 평가할 수도 있고, 부정적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13년이 없었다면 99세는 오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13년의 기나긴 인내와 포기하지 않는 질긴 기다림이 없다면 결코 이삭은 얻을 수가 없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동안 아브람이 무엇을 했지는 모른다. 하지만 무의미하고 아무런 가치도 없어 보이는 날들도 견뎌야 한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아브람에서 아브라함으로
하나님은 아브람에게 '완전하라'라 명하십니다. 완전의 히브리어 '타맘'은 완전 무결한 상태를 말합니다. 사람이 어떻게 하나님 앞에서 무결할 수 있을까요? 불가능합니다. 일부 학자들은 하갈을 취한 것처철 축접에 대한 것으로 봅니다. 말도 안 되는 해석입니다. 당시에 축접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고, 이 부분에 전혀 비판하지 않았습니다. 이후 야곱은 네 명의 부인을 둡니다. 현대의 관점에서 3천 년전의 역사를 해석하는 것은 너무나 위험한 발상입니다.
타맘(תָּמִים)이 사용된 곳을 보면 창 6:9에서 노아에게, 출 12:5 흠 없는 어린양에 대해서 사용합니다. 이러한 용례를 본다면 13년의 세월이 하나님 보시기에 분명 모난 부분이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내 앞에서 행하여 완전하라'는 표현은 히브리어를 순서대로 직역하면
- 걸으라(할라크) 내 앞에서 -이다. 흠이 없이(완전하게)
하나님께 드려지는 제물처럼 흠이 없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러한 충고는 뒤이어 나오는 앞으로 변하게 될 아브람의 사명 즉 이름과 걸맞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을 말합니다. 하나님은 아브람에서 아브라함으로 바꾸어 주십니다.
- 아브람 - 큰 아버지 / 아브라함 - 많은 무리의 아버지
아브람(אַבְרָם)은 원어상 의미를 보면 '고귀한 아버지'란 뜻입니다. 이에 비해 아브라함(אַבְרָהָם) 많은 무리의 아버지입니다. 즉 자기 혼자 '나는 고귀하다'가 아니라 많은 무리의 대표가 되는 역할로 바뀌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완전하라는 '이제는 니 혼자만의 삶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을 이끄는 리더가 되어야 하니 그에 걸맞는 삶을 살아라'는 뜻으로 해석하는 것이 옳습니다.
언약의 영원성
하나님은 7절에서 '내가 내 언약을 너와 너 및 네 대대 후손 사이에 세워서 영원한 언약을 삼고 너와 네 후손의 하나님 되리라'고 약속하십니다. 즉 아브라함과 맺어진 언약은 아브라함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영원하다는 것입니다. 아브라함의 후손들은 아브라함의 언약에 종속됩니다.
2. 9-27절 할례언약
언약을 지키라
지키라는 '샤마르(שָׁמַר)'로 영어로 Keep로 번역하는데, '머물다', '그대로 행하다' '보존하다'는 뜻입니다. 이 단어가 창세기 2:15에서 아담에게 에덴동산을 '지키라'는 명령에 사용된 것을 보며 하나님께서 처음 만드신 그 상태로 유지하도록 하는 것을 말합니다. 즉 계명 안에 머물며, 처음 약속을 저버리지 않는 상태로 계속 살아가는 것을 말합니다. 요한계시록의 '첫사랑'을 잃어 버리지 않는 것입니다.
할례를 행하라
할례는 남자의 성기의 표피를 자르는 것입니다. 모든 남자가 받아야 하고, 태어난 지 팔일 만에 받아야 합니다.(12절) 할례를 히브리인들의 유일한 것으로 보지 말아야 합니다. 당시에도 할례를 행하는 풍습을 가진 민족들은 많았습니다. 할례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할례가 갖는 의미를 알아야 합니다. 하지만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할례는 풍습의 의미를 훨씬 뛰어넘는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예수님도 태어날 지 팔 때 되는 날 성전에 올라가 할례를 받았습니다. 할례는 모든 율법을 초월하여 행하는 것입니다. 심지어 안식일 계명보다 우위에 있습니다.
- 요한복음 7장 23절 모세의 율법을 범하지 아니하려고 사람이 안식일에도 할례를 받는 일이 있거든 내가 안식일에 사람의 전신을 건전하게 한 것으로 너희가 내게 노여워하느냐
사래에서 사라로
아브람에 이어 사래도 이름이 바뀝니다. 사래(שָׂרַי)에서 사라(שָׂרָה)로 바꾸어 주십니다. 앞의 두자는 שָׂרָ는 동일하고 뒤에서 단음에서 장음으로 바뀝니다. 사래는 공주란 뜻으로, 원어를 분석하여 지배자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왕족이란 의미입니다. 하지만 사라는 '왕후' 또는 귀부인이란 뜻입니다. 공주에서 황후가 된 것이죠. 신분 상승의 의미도 있지만 '어머니'란 의미가 부여된 것입니다. 단지 남편의 사랑 받는 한 여성이 아니라 나라의 어머니로 변화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