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1월 다섯째 주일 낮 예배 대표기도문


2027년 1월 다섯째 주일 낮 예배 대표기도문

거룩하시고 전능하시며 영광 가운데 영원히 좌정하시는 하나님 아버지,
찬송과 존귀와 능력과 위엄을 세세토록 홀로 받으시기에 합당하신 주님의 거룩하신 이름을 높여 드리옵나이다. 흰 서리가 새벽 들녘 위에 내려앉고, 긴 겨울밤 끝에 희미한 동녘 빛이 조용히 번져 오는 이 1월의 마지막 주일 아침에도 저희를 주의 전으로 불러 주시고, 세상 한가운데서 살다가도 다시 하나님 앞에 서게 하시니 참으로 감사하옵니다. 한 달의 마지막 언덕에 서서 지나온 날들을 돌아보니, 날마다 저희를 붙드시고, 넘어질 때마다 일으키시며, 보이는 위험과 보이지 않는 재난 가운데서 지켜 주신 손길이 아니었다면 저희가 어찌 오늘 이 예배 자리에 설 수 있었겠나이까. 그러하오니 감사의 향기를 받으시고, 찬송의 제사를 기쁘게 받아 주옵소서.

자비와 긍휼이 풍성하신 하나님 아버지,
이 시간 저희가 먼저 저희의 죄와 허물을 주님 앞에 고백하옵나이다. 새해를 시작하던 날에는 마음 깊은 곳에서 새로운 순종을 다짐하였고, 첫 주일에는 새 사람의 결심으로 예배드렸건만, 어느덧 한 달이 지나며 저희는 다시 익숙한 게으름과 오래된 불신앙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가고 말았나이다. 주님, 저희는 야곱처럼 복을 구하면서도 얕은 꾀를 버리지 못하였고, 베드로처럼 뜨겁게 고백하다가도 금세 흔들렸으며, 이스라엘 백성처럼 광야에서 날마다 은혜를 먹으면서도 내일을 염려하며 원망하였나이다. 말씀 앞에서는 아멘 하였으나 삶의 자리에서는 순종이 더디었고, 감사의 제목은 많았으나 불평의 말이 먼저 입술에 맺혔으며, 하나님을 의지한다고 하면서도 정작 중요한 순간에는 사람의 도움과 세상의 계산을 더 믿었던 저희를 불쌍히 여겨 주옵소서.

주님, 저희 안의 겨울을 녹여 주옵소서.
바깥 계절만 추운 것이 아니라 저희 심령도 때로는 얼어붙어, 기도는 메말라 버리고, 말씀은 귀에만 맴돌며, 예배는 습관이 되고, 사랑은 형식이 될 때가 많사오니, 성령의 따뜻한 바람으로 저희의 굳은 마음을 녹여 주옵소서. 다윗이 범죄 후에 “정한 마음을 창조하시고 정직한 영을 새롭게 하소서” 부르짖었던 것처럼, 저희도 오늘 십자가 아래 엎드려 새 마음을 구하오니,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로 양심을 깨끗이 씻어 주시고, 깊은 속사람까지 새롭게 하여 주옵소서. 죄를 가볍게 여기지 않게 하시고, 은혜를 값싸게 여기지 않게 하시며, 회개를 한순간의 감정이 아니라 삶의 방향을 돌이키는 실제가 되게 하옵소서.

은혜의 하나님,
1월의 마지막 주일은 시작의 열기가 잦아들고, 결심은 시험받으며, 현실의 무게가 본격적으로 어깨 위에 내려앉는 때이오니, 이 시기를 믿음으로 건너가게 하여 주옵소서. 아직 이룬 것보다 이루지 못한 것이 많고, 기대하던 변화보다 여전히 그대로인 것 같은 부분이 많아 낙심하기 쉬운 때이지만, 저희가 눈앞의 속도보다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더 바라보게 하옵소서. 겨울 들판은 침묵하는 듯하나 실은 봄을 준비하고, 나무들은 잎을 떨군 채 서 있으나 속에서는 새 순을 예비하듯, 저희 삶의 조용하고 더딘 시간도 결코 헛되지 않음을 믿게 하옵소서. 요셉이 감옥의 긴 세월 속에서도 하나님의 때를 놓치지 않았던 것처럼, 룻이 보이지 않는 내일 속에서도 성실히 이삭을 주웠던 것처럼, 느헤미야가 무너진 성벽 앞에서 눈물로 기도한 뒤 한 돌 한 돌 다시 쌓아 올렸던 것처럼, 저희도 조급함을 버리고 맡겨진 오늘을 성실히 살아가게 하옵소서.

주님, 한 달을 마감하는 이때에 저희로 하여금 장부를 정리하듯 영혼의 حساب도 돌아보게 하옵소서.
무엇을 위해 기뻐하였는지, 무엇 때문에 슬퍼하였는지, 무엇을 가장 많이 말하였는지, 무엇을 가장 오래 붙들고 살았는지 돌아보게 하시고, 저희 삶의 중심이 정말 하나님이셨는지 스스로 묻게 하옵소서. 사람의 인정에 쉽게 웃고 낙심한 시간은 없었는지, 세상의 평가 하나에 마음이 출렁이며 하나님의 눈길은 잊어버린 적은 없었는지, 열심은 있었으나 거룩함은 부족하지 않았는지, 분주함은 많았으나 기도는 적지 않았는지 돌아보게 하옵소서. 주님, 저희가 겉모습만 다듬는 신앙인이 아니라 중심을 살피시는 하나님 앞에서 정직한 자가 되게 하옵소서.

사랑의 하나님 아버지,
주의 몸 된 교회를 위하여 기도하옵니다. 추운 계절일수록 아궁이의 불이 더 소중하듯, 메마른 시대일수록 교회의 기도와 말씀의 불길이 더욱 꺼지지 않게 하옵소서. 세상이 교회를 향하여 손가락질할 이유를 찾는 때에, 우리 교회가 사람의 박수보다 하나님의 기쁨을 더 사모하게 하시고, 숫자의 많고 적음에 앞서 진리의 순전함과 경건의 실재를 붙들게 하옵소서. 강단마다 사람의 지혜를 과시하는 소리가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 그 자체가 울려 퍼지게 하시고, 에스라가 율법책을 읽을 때 백성의 마음이 찔렸던 것처럼, 오늘도 선포되는 말씀이 영혼 깊은 곳을 찔러 회개케 하고 소생케 하며 새 힘을 주게 하옵소서.

담임목사님을 위하여 특별히 간구하옵나이다.
겨울 새벽의 차가운 공기를 가르며 기도의 자리로 나아갈 때마다 하늘의 위로를 더하여 주시고, 말씀을 준비하실 때 서기관의 지식에 머무르지 않게 하시며, 예레미야의 눈물과 바울의 열정과 디모데를 세우던 사도의 사랑을 더하여 주옵소서. 강단에서는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고 진리를 바르게 나누게 하시고, 목양의 자리에서는 지친 영혼을 오래 참음으로 품게 하옵소서. 부교역자들과 장로님들, 권사님들, 집사님들, 교사들과 찬양대와 여러 섬김의 손길들 위에도 같은 은혜를 더하사, 직분을 권리로 여기지 않게 하시고 짐으로만 여기지도 않게 하시며, 십자가를 진 사람의 기쁨으로 감당하게 하옵소서.

주님, 우리 교회가 겨울나무 같은 교회가 되게 하옵소서.
치장된 잎사귀로 자신을 과시하는 나무가 아니라, 뿌리를 깊이 내려 차가운 바람도 견디는 나무가 되게 하시고, 겉은 조용해 보여도 속에서는 생명의 수액이 흐르는 나무가 되게 하옵소서. 세상의 유행을 쉽게 따라가는 교회가 아니라, 시절이 바뀌어도 사도들의 터 위에 굳게 서는 교회가 되게 하시며, 눈앞의 열매가 더딜지라도 진리를 포기하지 않는 교회, 손해를 보더라도 성경을 굽히지 않는 교회, 박해를 받아도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교회가 되게 하옵소서.

하나님 아버지,
각 가정들을 주께 올려드립니다. 한겨울의 긴 밤에는 집 안의 불빛 하나가 더 귀하듯, 혼탁한 세상 속에서 믿음의 가정 하나하나가 복음의 등불로 서게 하옵소서. 부모들은 자녀를 세상에 앞서게 하려는 열심보다 하나님 앞에 바르게 세우려는 눈물을 갖게 하시고, 자녀들은 세상의 성취를 좇는 발걸음보다 주의 말씀을 따르는 발걸음을 배우게 하옵소서. 아브라함이 장막을 옮길 때마다 단을 쌓았듯이, 우리의 가정에도 예배의 단이 세워지게 하시고, 여호수아가 “오직 나와 내 집은 여호와를 섬기겠노라” 고백하였듯이, 우리 집들도 믿음의 방향을 분명히 정하게 하옵소서. 부부 사이에는 오래 쌓인 서운함이 눈 녹듯 사라지게 하시고, 부모와 자녀 사이에는 닫혀 있던 마음의 문이 다시 열리게 하시며, 말보다 한숨이 많았던 가정에는 다시 찬송이 흐르게 하옵소서.

특별히 생업의 현장을 위해 기도드립니다.
겨울 새벽 어둠을 뚫고 일터로 나가는 성도들의 발걸음을 기억하여 주시고, 차가운 손으로 문을 열고 하루를 시작하는 이들에게 일용할 힘을 더하여 주옵소서. 눈에 보이는 열매가 적어도 낙심하지 않게 하시고, 수고가 더디 보상받더라도 정직을 포기하지 않게 하시며, 사람이 알아주지 않아도 하나님께서 기억하신다는 사실로 위로를 얻게 하옵소서. 보아스의 밭에서 이삭을 줍던 룻을 먹이시고, 갈릴리 바닷가에서 밤새 수고한 제자들의 빈 그물을 아침에 채우신 주님께서, 오늘도 성실히 살아가는 주의 백성들의 수고를 기억하여 주옵소서.

연약한 지체들을 위하여 간구하옵니다.
병상에서 겨울 햇살 하나를 위로 삼아 긴 시간을 견디는 성도들이 있사오니, 그 곁에 임마누엘의 주님께서 가까이 계셔 주옵소서. 검진 결과를 기다리며 마음 졸이는 이들, 오랜 치료 속에 몸과 마음이 함께 지쳐 가는 이들, 잠 못 이루는 밤마다 두려움과 싸우는 이들을 불쌍히 여겨 주옵소서. 히스기야의 눈물을 보셨던 하나님, 혈루증 앓던 여인의 떨리는 손길을 외면하지 않으셨던 주님, 나인성 과부의 울음을 멈추게 하신 주님께서 오늘도 동일한 긍휼로 찾아가 주옵소서. 낙심한 자에게는 다시 일어설 힘을, 슬픈 자에게는 하늘의 위로를, 오래 기도해도 응답이 보이지 않아 지친 자에게는 끝까지 붙드는 믿음을 허락하여 주옵소서.

또한 청년들과 다음 세대를 위하여 기도드립니다.
한겨울 찬바람 속에서도 소나무가 푸름을 잃지 않듯, 이 시대의 유혹과 혼란 속에서도 믿음의 푸름을 잃지 않는 세대가 되게 하옵소서. 다니엘처럼 뜻을 정한 마음을 주시고, 요셉처럼 은밀한 유혹 앞에서도 자신을 지키는 거룩함을 주시며, 디모데처럼 어려서부터 성경을 사랑하는 마음을 허락하여 주옵소서. 진로와 취업과 학업과 미래의 불확실성 앞에서 두려움이 큰 세대이오나, 세상이 약속하는 허망한 성공보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귀히 여기게 하시고, 느리더라도 바른 길을 걷는 용기를 주옵소서. 교회가 그들을 판단하기보다 품게 하시고, 재촉하기보다 들어 주게 하시며, 정죄하기보다 말씀과 사랑으로 세워 가게 하옵소서.

하나님 아버지,
이 나라와 민족을 불쌍히 여겨 주옵소서. 겨울 안개가 강과 들을 덮듯, 이 시대에도 불신과 분열과 냉소가 사회 곳곳을 덮고 있사오니, 진리의 햇빛으로 걷어 내어 주옵소서. 위정자들에게는 공의로운 마음과 절제와 지혜를 허락하시고, 크고 작은 권력을 자기 영광이 아니라 공공의 선을 위해 사용하게 하옵소서. 이 땅에서 약한 자의 신음이 외면당하지 않게 하시고, 정의가 침묵하지 않게 하시며, 거짓이 진실을 짓밟지 못하게 하옵소서. 무엇보다 한국교회가 먼저 회개하게 하시고, 열심은 있으나 사랑은 식고, 활동은 많으나 기도는 적고, 건물은 크나 골방은 빈 모습을 애통하게 여기게 하옵소서. 다시 말씀으로 돌아가게 하시고, 다시 무릎 꿇게 하시며, 다시 십자가의 복음만을 자랑하게 하옵소서.

오늘 드리는 주일 낮 예배 가운데 친히 임재하여 주옵소서.
찬송은 입술의 소리만이 아니라 부서진 심령의 향기로 올려지게 하시고, 기도는 아름다운 문장보다 진실한 눈물로 드려지게 하시며, 말씀은 겨울 얼음을 깨고 흐르는 강물처럼 굳은 심령을 열게 하옵소서. 어떤 심령은 책망받게 하시고, 어떤 심령은 위로받게 하시며, 어떤 심령은 다시 헌신하게 하시고, 어떤 심령은 오래 떠나 있던 자리에서 돌이켜 하나님께 돌아오게 하옵소서. 습관적으로 앉아 있다가 돌아가는 예배가 아니라, 살아 계신 하나님을 만나는 두렵고 복된 시간이 되게 하옵소서.

주님,
1월의 마지막 주일을 지나는 이때에 저희가 다시 한 번 고백하옵니다. 주께서 여기까지 도우셨나이다. 에벤에셀의 돌을 세웠던 사무엘처럼, 저희도 이 한 달의 자리에 감사의 돌을 세우고 싶사오니, 시작하게 하신 이도 하나님이시요 견디게 하신 이도 하나님이시며 여기까지 인도하신 이도 하나님이심을 잊지 않게 하옵소서. 아직 남은 한 해의 길은 멀고도 길지만, 광야 앞에 만나를 준비하시고, 요단 앞에 길을 여시며, 여리고 앞에 침묵의 순종을 요구하셨던 하나님께서 지금도 동일하신 줄 믿사오니, 조급함으로 달려가지 않게 하시고 신실하신 목자의 걸음에 맞추어 걸어가게 하옵소서.

저희의 삶이 한 줄의 시가 되게 하시되,
바람에 흩어지는 빈 수사가 아니라, 겨울을 견딘 나무의 결처럼 깊고 단단한 믿음의 문장이 되게 하옵소서. 눈 덮인 들판 아래 봄의 씨앗이 잠들어 있듯이, 저희의 눈물 아래에도 소망이 자라게 하시고, 긴 밤 끝에 새벽별이 돋듯이, 오래 참는 기도 끝에 하나님을 찬송하는 날이 오게 하옵소서. 말보다 순종이 앞서게 하시고, 열심보다 거룩함이 앞서게 하시며, 사람에게 보이는 신앙보다 하나님께 알려진 신앙을 더 사모하게 하옵소서.

저희의 선한 목자이시며 대제사장이시며 지금도 살아 계셔서 우리를 위하여 간구하시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간절히 기도드리옵나이다.
아멘.